2025년과 2026년의 '사이'에서 올해의 마지막 소식을 띄웁니다.
며칠 전, 고엽제전우회 동대문지회에 다녀왔습니다.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입니다. 첫 방문도, 두 번째 방문도 좀 시끌시끌 했습니다. 이번 방문에는 비둘기, 맹호, 청룡, 백마부대로 참전한 어르신을 고루 뵀습니다. 아 십자성도 있었네요. 지회장님의 배려 덕분이었습니다.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려니 이번에는 맹호 어르신이 화가 났습니다. 고르게 말할 기회를 못 드렸기 때문입니다. 화가 나서 앞으로 안 만나려 하실까요? 그래도 무작정 다음 달에 뵙자고 말하고 나왔습니다. 1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 구술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함께 이곳을 방문할 계획입니다. 벌써부터 기대도 크고, 걱정은 더 큽니다.
구술 활동을 하다 보면 어르신들의 말과 우리의 말이 부딪히고 어긋날 때가 많습니다. 이번에도 그랬습니다. 그럴 때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렵지만 명확히 이야기해야 합니다.
“참전군인 어르신을 만나면 전쟁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분은 거의 안 계신 것 같아요. 대부분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하시죠. 저희 마음도 같습니다. 헌데 평화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. 그렇더라도 ‘전쟁은 없어야 한다’는 그 지점부터 이야기해 나가면 된다고 봅니다.” 그 말에 어르신들이 끄덕끄덕 해주었습니다.
우리는 늘 무언가의 '사이'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. 참전군인을 만나는 일 역시 그 수많은 경계와 판단, 그 틈새에 서서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었습니다. 2026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. 이 '사이'가 가는 선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 넓은 면으로 거듭나기를. 경계가 지평으로 바뀌는 그 변화의 과정에, 여러분의 소중한 참여가 필요합니다.
이번 소식에는 구술활동 공유회에 대한 소식을 담았습니다. 공유회 자료집에 수록한 참여자들의 에세이를 하나씩 읽어보세요. 생생한 고민과 현장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. 책 《전쟁에 동원된 남자들》을 중심으로 풍성한 읽을거리도 담았습니다.
2026년에도 늘 평화로 인사드리겠습니다. 한 해 동안 아카이브평화기억을 응원하고 후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. ☃️ |